당신 精子는 안녕하십니까
수량 `확` 줄고 운동성은 `뚝` 20代조차 약골
환경 호르몬 스트레스 등 절대 피해야
남성들의 씨앗 `정자(Sperm)`가 약해지고 있다. 정자가 빨리 난자를 만나 수정을 해야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데 요즘 정자들은 운동성이 떨어지고 그 수(數)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자가 약해지면 남성들의 번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선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남성 불임환자의 정자는 상당 부분 운동성이 떨어지거나 그 수가 정상 남성에 비해 턱없이 모자르다는 게 남성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간혹 아직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20대 남성이 모여 있는 군대에서조차 `비실비실`한 정자를 갖고 있다. 혈기왕성한 군인들의 상황도 이런데 복학생이나 사회에 진출해 몇 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남성들의 정자는 말할 필요도 없다. 국가적으로 `정자 위험령`을 선포해야 할 시기도 멀지 않았다.
▶도대체 `왜` 정자가=한상원 연세의대 비뇨기학교실 교수는 "남성들의 고환 부분이 따뜻하게 유지돼 정자의 운동성이나 숫자가 줄어든다"고 잘라 말한다.
남성 정자가 약해지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 교수는 이런 추세에 대해 "바지로 남성의 고환 부분을 꽉 졸라매 따뜻하게 유지시켜 왔기 때문에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숫자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정액을 보관하는 고환은 평소 신체온도보다 1도 정도 낮게 유지돼야 한다. 남성의 고환이 자동차 라디에이터처럼 잔주름이 있는 것도 온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구조다.
그러나 꽉 끼는 청바지를 입거나 항상 고환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의복생활을 하다 보니 정액의 활동성 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한 교수는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져 임신 능력이 약해진 남성에게 찬 얼음으로 고환 부분을 자극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환경호르몬이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남성이 여성화돼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숫자가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환경호르몬은 체내 지방층에 축적돼 수십 년간 내분비계에 교란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남성의 정자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 교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매연,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페인트 등으로 인한 중금속 및 환경호르몬 등이 정자의 생성 및 운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환 암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도 현대인들이 자주 환경호르몬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이 밖에도 남성의 정자가 약해지는 이유로는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이나 전자파에 노출이 많이 됐을 경우도 손꼽힌다. 또 산업공단이나 지리적으로 오염지역에 살고 있는 남성의 정자가 청정지역에 살고 있는 남성의 정자에 비해 운동성, 숫자 등을 비교하면 `약골` 취급을 받는다.
▶정자를 강하게 할 수도 있나=한 교수는 고환을 `차게` 하라고 주문한다. 대부분의 수컷 포유류 동물의 고환이 외부로 노출돼 차게 유지되기 때문에 번식력이 뛰어나다고 본다.
그러나 한 교수는 무엇보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빈도수를 최대한 줄이라고 강조한다.
생활습관으로 컵라면이나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
중금속에 오염된 바다에서 잡힌 어류의 섭취도 줄여야 하며 일상생화에서 접할 수 있는 각종 환경호르몬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교수는 "다음 세대를 살아나갈 젊은 세대의 정자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환경호르몬의 규제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