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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이웃에게 매월 조금만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등록자해가든

    등록일2006-04-11

    조회수40,503

    그동안 미뤄왔던 "같이 하기"를 이제 시작하려 합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해가든에서 조금씩 보템이 되려고 합니다.

    마음에 두었던 힘든 이웃들을 한분씩 찾아서 매월 후원을 하고자 합니다.

    첫이웃입니다.



    '천국서 살다온 뇌없는 아이' 입양한 모정

    [월드비전 2006.04.11 16:05:26]



    세희(9, 가명)는 생후 11개월에 `무뇌아` 판정을 받았다. 좌뇌는 없고 우뇌마저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다. 인지능력이 다섯 살 정도로 평생 중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세희는 자신의 몸조차 가눌 수 없다. 앉아 있어도 좌우, 앞뒤로 꼬꾸라지기 십상이다. `워커`를 잡고 서 있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일. 아이가 잘하는 건 하루 종일 웃는 것이다. 엄마는 세희를 `천국에 사는 아이`라고 말한다.

    미혼모의 딸인 세희는 입양아다. 태어난 지 9일 만에 새로운 엄마를 만났다.

    "죽고 싶을 만큼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세희 엄마 손은혜(44, 가명)씨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했다. 인공수정도 효용이 없었다. 병원에서 두 번째 시술을 받을 무렵, 의사는 "이런 나팔관으론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며 그녀의 남편에게 이미 귀띔을 해준 뒤였다.

    시어머니의 말은 목에 가시처럼 걸렸다. "아가야, 네 친구 누구는 둘째 낳단다", "여동생 누구는 시집가기도 전에 애 낳다더라", 키우던 개가 새끼를 배면 "낳을 건 안 낳고, 안 낳을 건 낳는다"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10년 무소식에 시어머니도 결국, 아이를 입양하라고 권했다.

    동네 아이들 밥 챙겨주고 거두어 줄만큼 아이를 유난히 예뻐했던 부부. 속 깊은 남편은 `기른 정 낳은 정`같은 책자를 가지고 와서는 아내에게 건네주었다. 어디 가서 아이들과 놀고 있다가도 그녀가 나타나면 금방 떼놓고 돌아서기 일쑤. 그는 단 한 번도 아이를 못 낳는 아내를 핀잔을 준 적이 없었단다.



    "제 손과 발이 필요한 아이를 키우고 싶어요, 하나님."

    독실한 신앙인인 손은혜씨는 마지막 ‘희망’으로 금식기도를 올렸다. 아이를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알고, 입양하더라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22일 동안 기도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그달, 그녀는 임신을 했다. 결혼한 지 딱 10년 만에 아들 진욱(11, 가명)이를 낳았다.

    1998년 9월, 부부는 세희를 입양했다. 진욱이가 두 돌을 갓 지났을 때, 부부는 `제 손과 발이 필요한 아이를 키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건설회사를 다니던 남편이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건 그 무렵이다. 남편은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내려오는 열차 안, 손은혜씨는 울며 보채는 딸아이를 가슴에 올려달라던 남편을 기억한다. 남편은 살아 있는 동안 `사랑으로 낳은 아이` 세희에게 아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며 잠을 재웠다.

    "주위에선 `남편 없는 사람이 새끼알라 장애인을 키운다`고 혀를 차고 그러데요... 아이를 데리고 온 재활원에서 도로 보내도 괜찮다고 했지만 세희를 보내면... 제가 못 살 것 같았어요."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시간이었다. 손은혜씨는 장애아 딸을 가지게 된 걸 오히려 `축복`으로 여기며 주어진 시간을 감내했다.



    세희는 올해 특수학교에 입학했다. 방과 후 매일 2시간씩 언어와 물리치료를 받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간다. 엄마는 1년 전부터 목과 허리 디스크가 생겨 세희를 치료실에 들여보내고 외과병동에서 진찰을 받는다.

    모녀는 한두 시간 떨어져 있는 것조차 견딜 수 없는지, 엄마는 아이 얼굴만 봐도 입가에 미소가 흐르고, 아이는 엄마 얼굴을 보자 뒤로 넘어질 정도로 ‘까르르’ 웃는다.

    세희는 지난해 4월 서울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척추 교정을 통해 `X자`로 겹쳐진 다리를 바로 잡았다. 그날 예정된 수술시간은 4시간. 세희가 8시간이 지나도 수술실에서 나오지 않자, 엄마는 수술실 밖에서 쪼그리고 앉아 멍하니 눈물을 흘렸단다. 혼자라는 게 두려웠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옆에 남편이라도 있었으면 싶었어요. `수술중입니다`라는 자막만 계속 떠있는데... 수술 받고 일주일동안 아이가 엎어져서만 있는데 얼마나 짠하고 안쓰러운지."

    수술실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애타게 불렀던 엄마와 딸. 세희는 앞으로 두어 번의 수술을 남겨두고 있다. 커가면서 몇 번의 수술을 더 받을 진 알 길이 없다.



    모녀는 서로만 아는 말과 몸짓이 있다.

    "음마... 신바 어기이떠.."

    세희가 외출할 때 신는 보조용 신발을 찾느라 분주한 엄마. 아이는 최선을 다해 신발이 놓인 자리를 엄마에게 알려준다. "어떻게 알았어?" 엄마가 물으면, 검지를 펴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킨다.

    `엄마, 난 기억하고 있어요...`

    엄마가 `아줌마 파마`를 하고 온 날, 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갸웃 옆으로 돌리더란다. "엄마, 예뻐?"라는 물음에 아이는 엄마가 상처 받을까, 두 눈을 이내 감추었다고. 실수로 바지에 오줌을 지리기라도 하면, 세희는 잔뜩 풀이 죽어 있기 마련. "엄마가 용서해 줄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는 예의 그 `까르르` 소리를 내고 엄마 품으로 올라탄다.

    엄마는 아이를 등에 업고선 병원으로 향한다. 모녀는 10분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다. 엄마는 희망의 폐달을 구르고, 엄마 등짝에 착, 달라붙은 아이는 세상을 향해 천사의 웃음소리를 들려준다. `까르르~.`

    ※ 세희 가족(광주광역시)에게 도움을 주시길 원하시는 분은 월드비전(☎ 02-784-2004)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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